노을 넘어가는 해 잠깐 붙잡고, 노을이 아랫마을을 내려다본다. 새들 둥우리에 들었는지, 들짐승 제 집에 돌아갔는지, 잠자리 쉴 곳을 찾았는지, 산밭에서 수수가 머리를 끄덕여 줄 때까지 노을은 산마을에 머무르고 있다. (황베드로·수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