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전철을 탔다

마침 자리가 있었다. 내심 잘됐다고...다리도 아픈데..

자리에 앉아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전철이 좋은 이유....유일하게 전철에서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승용차나 그밖에 차안에서는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뒷목이 땡기며 어지러움증이 갑자기 심해지기 때문에 도저히...

 

한참을 읽던 책을 잠깐 덮어두고 ~ 작은 쪽 성경을 꺼내서

막 읽기 시작하는데 때 마침 휠처어에 앉은 앵벌이 걸인이 구걸을 하러 들어오고 있었다.

그 앵벌이 걸인이 다른 사람앞을 빠르게 지나치며 냉큼 내게로 온다

그리고

" 도와주세요 " 하며 손을 벌린다

엥~~우얄꼬...속으로 잔돈이 없는데...

작지만 잔돈이 있으면 주었을텐데

민망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손엔 성경을 펴 들고 있으면서 모른척 하고 있자니...

잔돈이 없어서...라고 말하기도...

그렇다고 시퍼런 지페나. 신사임당 마님을 척~ 꺼내어 주면서

거스름돈 주세요~~라고 할수는 없지 않은가?...

아님 성경에 베드로나 요한 처럼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 걸인을

벌떡 일으킨 것처럼 그런 능력을 행할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고...

잠깐동안 그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할일을 안한 사람처럼

민망한 마음이 되어서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 성경만 그냥  뚫어저라 보고만 있었다

참~내원~

다른 사람들한테는 금방 지나가면서 유독 내 앞에서는

그리 오래 손을 벌리고 있으니....

 잔돈이 있었으면 아무일 없었을 일인데 우째 이런일이...

옆에 아는 누구라도 있었으면 해결 될 일이... 덜 민망하고...

괜스리 혼자 얼굴이 뜻뜻해 져온다

모~처럼 성경을 읽었구만은...집에서나 읽을 것을..그리 많이 읽지도 않으면서

어쩌다 하는 일이 티가 나요~~티가 난다니까요..ㅊㅊㅊ

잔돈이 이렇게 절실해 보기는 평생 첨인것 같다

잔돈은 꼭 준비를 해야 겠다는...

어이상실....

걍 웃어본다...ㅋㅎㅎㅎ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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